투잡일기

첫 주문이 들어왔다

Hoyen 2022. 10. 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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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토어의 첫 주문은 여성용 청바지였다.

첫 주문이 들어왔을때의 그 설렘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지만 아직도 기억한다.

내가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얘기한 몇 안되는 친구들에게 첫 주문이 들어왔다고 엄청 자랑을 했으니 기억나는게 당연한거 같기도하고...

 

무튼, 첫 주문이 들어오고나서 도매사이트에 적립금을 이체했다. 가상 계좌를 통해 돈을 이체하고, 전산에 반영되기를 기다렸다. 전산에 반영되는 그 5분이 왜이렇게 길게만 느껴졌었는지...

억겁과 같은 기다림이 끝나고 전산에 반영되자마자 바로 주문을 넣었다.

그리고 배송 되기를 기다렸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했던가...

첫 주문인 청바지가 품절로 인한 취소가 되어버렸다!

 

첫 주문에 정말 설레고 기대했던 내가 바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첫 주문부터 고객님에게 죄송하다고 품절로 인해 배송이 불가하니 주문 취소 부탁드린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네이버 스토어는 판매 패널티라고 하여 최근 30일 동안 벌점 10점 이상 판매 비율이 40%가 넘어가면 불이익이 주어진다.

 

나는 갓 시작한 병아리였고, 벌점이라고 하니 쇼핑몰을 열자마자 닫히는거 아닌가 하고 무서웠다.

그래도 소비자가 주문취소를 하는 경우에는 벌점이 없으니 고객님에게 품절이니까 주문 취소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방법이 벌점을 피해가는 유일한 방법여서, 취소해달라고 부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다행이 큰 얘기 없이 주문취소를 해주셨고, 나의 첫 개시는 주문취소로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첫주문에 물꼬가 트였던걸까 두번째 주문이 연이어 들어왔다.

두번째 주문은 옷을 거는 행거였다.

두번째는 품절은 아니었다. 적어도...

화요일날 주문이 들어와서 이번 주말에 써야 하는데 배송이 가능하냐는 질문이 있었다.

보통 출고되면 도착까지 2~3일 걸리니 도착 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내 바램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출고가 늦어 주말 이후에 도착하였고, 늦어서 다른 상품을 구매하여 설치 하였다고 반품을 하셨다.

그렇게 내 두번째 판매도 반품엔딩을 맞이하였다..

 

세번째,네번째 주문은 티비를 올려놓는 가로로긴 장식장이었는데, 이것 역시 품절엔딩으로 끝나 버렸고,

다섯번째는 아래는 서랍, 위는 유리장인 장식장이 주문이 들어왔다.

 

주문과 배송, 모두 문제없이 되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장식장은 보통 착불로 배송되며 배송기사 1명만 있어서 장식장을 같이 옮겨야 한다고 상세페이지에 써있다. 주문해주신분은 그것을 못보셨는지 비싼돈 주고 장식장을 샀는데 사람이 한명만 오는것이 말이 되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사실 이것까지는 못보셨을 수도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일하는 중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나가서 통화하며 잘 응대 하였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장식장의 페인트 마감 상태가 정말 대충이었다. 나중에 상세페이지를 보니 그 곳에도 페인트가 대충이긴 했지만 그건 중요한것이 아니었고, 지금은 어떻게든 이 흥분한 고객님을 진정시키는게 내 역할이었다. 나도 도매사이트에 올려둔 것을 긁어다가 내 쇼핑몰에 올린 것 뿐이었는데.. 고객님은 이런 사정을 잘 모르시니 내게 욕을하며 이렇게 대충 팔아도 되는거냐며 인터넷에 공론화를 시키겠다고 따지셨다..

 어떻게는 통화를 마무리하고 나는 장식장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는 전혀 되지 않았다. 도매사이트내에 1:1 문의를 이용해서 문의 하라는데,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전화가 아닌 1:1 문의로 하려니 나는 중간에서 정말 죽을 맛이었다.

 

고객님은 이딴거 필요 없으니 빨리 가져가라고 난리고, 장식장 회사는 전화도 안받고.. 장식장 환불이 마무리 되는 일주일가량 되는 시간동안 나는 정말 하루하루 피가 말라갔다...

 상품 첫개시도 못했는데 다섯번의 판매동안 나는 품절, 반품, CS의 고통을 겪었다.

 

여기서 나는 도매사이트가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 내가 운이 안좋은걸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시작부터 연달아 다섯번을 내리 실패하고나니 몸과 정신은 완전히 지쳐 버렸고, 그냥 하지말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더 억울하게 반품이 진행되는 일주일동안 주문은 0건이었다.

그 한 건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동안 매달려 있었다.

 

그렇게 다섯번의 실패를 겪고 많은 고민을 하던 찰나에 여섯번째 주문이 들어왔다.

스토어를 시작하고 20일째 되는 날이었다.

여섯번째 주문은 앞선 5건과는 비교도 안되게 수월하게 진행 되었다.

이렇게 쉽게 끝나도 되는걸까? 원래 이렇게 쉽게 끝나는건가? 의심이 들 정도로 간단하게 주문과 배송이 끝났다.

배송완료가 떴지만 나는 쉽게 안심하지 못했었다. 반품이라는 카드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첫 판매 정산금이 들어온 순간 나는 안도할 수 있었고, 첫 판매의 기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6번째만에 첫 개시를 시작한 후에도 종종 품절되어서 판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만큼 성공하는 횟수도 늘었고, 처음부터 심각한 좌절감을 느낀 나였기에, 이후의 문제들은 문제같기도 않았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을 글로 쓰며 정리할 정도로 스토어 운영이 안정적으로 되다보니, 이제는 그냥 예방주사를 맞은셈 치고있다. 

 

 모든 일은 시간이 흐르면 추억이 된다고 했던가? 

당시에는 내가 왜 스토어를 해서 이 고생을 하고있나 했는데, 지금은 웃으며 얘기 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맞는 말인거 같다.

 

하지만, 역시 앞으로는 그런일이 안일어났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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